택배차량 없어 배달 늦어진다

2008-12-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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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화물차 증차제한과 감차로 과열경쟁을 막겠다며 나섰지만 몇 년째 신규허가를 요구해온 택배업체간 의견충돌로 택배물량을 제때 배달하지 못해 고객불만이 증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정부와 택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화물차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의 자구책을 요구했고 택배사는 1톤 화물차 등 택배용도의 차량신규허가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정부의 증차제한으로 빚어진 고객불만은 인터넷을 도배할 정도이고 고객이 교환이나 반품 등을 요구했을 때 택배기사가 1주일 정도 또는 10일이 넘도록 찾아가지 않아 불만을 호소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공급과잉에 따른 시장난립을 막기 위해 화물업자들을 상대로 한 달 정도 감차를 유도했지만 고작 87대 신청에 그쳐 물류업계 반응도 시큰둥한 상태다.

국토해양부 물류산업과 관계자는 “현재 남아도는 1톤 화물차가 8만8000여대로 시장 포화상태인데 택배업계가 이들 차량을 흡수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만약 택배차량의 신규허가를 내주면 다른 화물차도 형평을 고려해 증차제한을 풀어야 하는데 이는 더 큰 시장난립과 혼란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택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택배시장의 현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하는 소리”라며 “1톤 화물업자와 택배사에 대한 대응방법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택배사업자를 위한 지원책으로 1톤 화물업자 모임인 용달협회에 35억원을 지원했다. 개인이 6개월 이상 택배 일을 하면 차량에 탑 세우는 비용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용달업자 입장에서 보면 1톤 화물차로 여러 가지 돈벌이가 가능한데 탑을 세우면 다른 물건을 실어나르기도 힘들다. 택배 일만 하자니 1박스당 단가가 바닥 수준이어서 용달업자들은 거의 다 탑을 떼내려는 추세다.

정부는 또 업체에서 단가를 올리고 근무여건을 개선해 1톤 화물업자들의 어깨를 덜어주라는 입장이지만 택배사는 1톤 화물업자들이 현실에 안맞는 요구조건을 내밀어 정부와 택배사, 용달업자, 고객 모두 악순환의 챗바퀴 속에서 맴돌고 있다. 

1톤 화물업자는 실제로 택배사에 차량번호표 1개당 430만원 정도, 차량 1대당 1500만원 이상, 택배물량 1박스당 배달료 1300~1500원을 요구했다. 

만약 택배사가 1300~1500원의 배달료를 화물업자들에게 지급한다면 현재 택배비 평균단가인 2500원은 3500~4000원 정도 늘어나야 하고 추가 증가분은 그대로 고객의 부담으로 넘어온다.

차량 1대당 비용 외에 번호표값으로 수백만원의 프리미엄을 지불하며 인수하는 것은 택배사도 원하지 않고 설사 용달업자까지 채용하더라도 연령 대비 효율성과 서비스질 향상 등에서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 첩첩산중이다.

1톤 화물업자들의 모임인 용달협회 관계자는 “택배사에 지입으로 들어가고 싶어도 일의 강도면에서 택배 단가가 너무 낮아 돈벌이가 안된다”며 “차량에 탑을 씌우면 다른 일을 하기도 힘들어 아예 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톤 화물업자는 요구조건이 안맞아 택배 일을 꺼리면서 정부에는 택배사 차량 신규허가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택배사는 배달차량 용도로 승용차 등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불법차량이라며 단속을 강행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까지 단행했다. 

택배물량는 최근 인터넷과 TV를 통한 쇼핑증가로 다른 업종과 달리 불경기에도 매년 20% 정도씩 늘고 연말이나 명절 전후로는 배달량이 평소 보다 50% 이상 더 증가하는 특수성이 있지만 배달차량은 절대 부족한 상태이다.

특히 교환이나 반품 등이 많아질수록 택배사들은 속수무책에 빠진다. 고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택배사들에게 서비스불만을 토로한다.

김준성 기자 fre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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