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2008년을 보낸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2009년은 올해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까 아니면 또 다른 아픔의 시기가 될까.
전문가들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아 내년에도 전세계적으로 실업률 상승과 파산 증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권리를 상실하는 포어클로저까지 확산되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100년만에 한번 올까말까한 난세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2009년을 맞아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십계명'을 선정,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먼저 세계 주요 정부가 저금리 정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정책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에 주목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한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가정하에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월가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했을 때 방어적이고 선제적인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게 제시됐다.
2009년 안정적인 투자전략으로는 먼저 장기 국채 매입을 고려할 만하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3개월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사실상 제로인 상황에서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3% 미만을 나타내고 있지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채권시장 거품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데이빗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는 채권시장에서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라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기물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용경색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회사채 역시 유망한 투자수단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한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했다.
알란 B. 란츠 앤 어소시에이츠의 알란 란츠 대표는 "회사채는 매력적인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 찾아보기 힘든 매력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기 사태의 근원지인 미국 증시에 투자하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이 신용위기에 대해 가장 신속하게 광범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미국이 믿을 만하다는 것이다.
도이치방크의 알렉스 브라운 수석 투자전략가는 "2009년에 미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는 소비재업종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짜는 것도 기본적인 투자 지침으로 제시됐다.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어적인 투자전략은 필수라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는 불황이 오래가는 L자형 패턴을 보일 것"이라면서 "의식주에 필수적인 소비재업종이 좋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정권이 의료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소비재 업종과 같은 맥락에서 헬쓰케어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전략으로 꼽혔다.
메릴린치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헬쓰케어 업종은 15년래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견고한 실적을 유지하는 업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유틸티업종과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배당률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또 불확실성의 시대인 만큼 핵심 우량주와 지방채, 물가연동채권(TIPS)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