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실질임금 10년만에 `마이너스'

2008-12-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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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실질임금이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확실시되며 연간으로도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실질임금 역시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질임금 증가율은 명목임금 증가율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개념으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임금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해 실제로는 임금 수준이 줄었다는 의미다.
  실질임금과 취업자 수를 감안해 계산하는 실질구매력도 3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9년6개월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26일 한국은행과 노동부 등에 따르면 상용근로자와 임시.일용근로자를 모두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3%에서 2분기 1.6%로 크게 줄었고 3분기에는 -2.9%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3분기에 명목 임금은 작년 동기보다 2.6% 증가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5%에 달하면서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가파른 경기침체로 4분기에는 임금 사정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비해 물가상승률은 올해 중으로 4% 밑으로 크게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의 실질임금은 감소세가 불가피하다.

   반기 기준으로 실질임금 증가율은 1998년 하반기의 -10.9% 이후로 `플러스'를 유지해왔다.

   임금 사정이 4분기에 더 악화된다면 연간으로도 실질임금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가능성이 크다. 연간 기준으로 실질임금은 환란당시인 1998년에 -10.0%를 나타냈다.

   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 관계자는 "현재 4분기 임금조사를 하고 있는데 임금 사정이 극도로 악화돼 있다보니 임금 조사 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 실질 임금도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에는 가계 소득 여건이 상당히 악화될 것"이라며 "고용사정이 부진하고 당분간 물가는 쉽게 낮아지지 않기 때문에 실질임금 측면에서는 소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체 임금근로자의 총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구매력'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실질구매력 증가율은 -1.8%로 1999년 1분기의 -1.3% 이후로 9년6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실질구매력은 취업자 수에 실질임금 증가율을 곱한 것이다.

   실질임금은 고용 상태에 있는 임금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구조조정 등으로 취업자 자체가 줄어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취업자 수까지 고려한 지표가 실질구매력이다..

   한은 이종건 조사총괄팀장은 "내년에도 실질임금이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취업자 수도 정체된다면 연간 실질구매력이 1998년 이후로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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