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과 경기침체로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경남 마산에 사는 김 모(31)씨는 얼마 전 경기도 양평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최근 환율이 1300원대로 높은데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준비하고 있는 사업 진행도 쉽지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생에 한 번 있는 신혼여행이라 해외로 가고 싶었지만, 환율도 너무 높고 경제도 어려워 아쉽지만 해외 여행은 몇 년 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25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신혼부부들을 위한 국내여행 상품의 판매가 2배 정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들이 한 달 평균 100여쌍에 머물렀지만 올해는200~300쌍 정도다.
해외 신혼여행지로 인기 있는 발리는 3~4일 기준으로 1인 평균 비용(패키지)이 150만원 정도지만 제주도는 그 절반 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환율이 최고 1500원대 까지 오르고 경기도 안 좋아지면서 제주도 등 국내 여행지가 다시 각광받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4월 쯤 제주도 허니문 상품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 불황에 결혼식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결혼식장을 빌려주는 서울대 호암 교수회관에는 지난해보다 결혼식을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잦아졌다.
교수회관 관계자는 “한달에 취소 건수가 한 건 정도 였지만 최근에는 한달에 3~4건씩 취소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예약 상담 건수도 30~40% 정도 줄었다”며 "경기 불황을 피해서 결혼하려는 커플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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