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비싼 빌딩, 세계에서 제일 호화로운 호텔 등 '세계 제일'의 수식어가 붙는 건축물을 차례차례로 등장시키며 21세기 들어 가장 맹렬한 기세로 발전을 거듭해 온 두바이에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두바이 북동부에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노동성 고객 서비스국 대합실에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해고 통지를 받고 불평을 제기하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두바이의 한 중견 건설회사에서 공사 현장 감독을 맡아 온 인도인 V. 히레마타(45)씨는 이번달 중순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와 함께 체제 허가도 1개월 후에 끝나게 됐다고 말했다.
크레인을 조종하는 같은 인도 출신 슨닐 B.(40)씨도 해고됐다.
슨닐씨는 두바이에 세계 크레인의 30%가 모여있다고 말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멈춰있다. 다시 일자리를 얻을 기회는 없을 것"이라 말하고 귀국을 결정한 듯 했다.
중동의 물류·금융 센터로서 전세계 200여개 국가로부터 몰려온 노동자와 투자자들로 북적이는 두바이는 거주자의 80%가 외국인 노동자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의 체재 허가증은 일이나 노동 허가증과 결합되어 있어, 실직시 고용주가 노동국에 해고 신고를 늦추는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1개월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
'두바이에는 실업자가 없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
바닷속 모래를 퍼다가 해변을 메워 건설 중인 인공섬 개발 프로젝트 '팜 데이라' 건설 현장에서는 크레인의 대부분이 움직임을 멈추고 있다.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두바이 정부 소유의 부동산개발사 나크힐은 지난 11월30일 총종업원의 15%에 해당하는 5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출신의 한 나크힐 직원은 1월31일자로 해고 통지를 받았으며 해고 사유는 회사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며 프로젝트가 중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프 플랜(설계도 단계)의 사업 대부분이 중단된 상태"라며 "연초 더 많은 인원이 해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크힐 뿐만 아니라 민영 개발사인 다막(Damac)도 지난 11월 직원 2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고용 정리의 물결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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