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치킨게임의 승자 될 가능성 높아

2008-12-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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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치킨게임(상대업체가 쓰러질 때까지 출혈경쟁을 벌이는 게임이론)의 승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9월을 정점으로 반도체 경기부진이 2년째 지속되면서 독일의 키몬다가 파산위기에 놓였고, 일본의 멜피다, 대만의 파워칩 등 후발업체들은 본격적인 감산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까지 보유하고 있는데다, 반도체시장의 장기불황에 대비해 내년에 최대 2조원 가량의 유동성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외부에서 5000억∼1조원을 조달하고, 내부적으로는 운영비절감과 공장 또는 영업외자산 매각 등을 통해 약 1조원을 조달, 최대 2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외환•산업•우리•신한은행, 농협 등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소속 5개 금융사는 5000억원의 신규대출과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8000억원을 하이닉스에 지원키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당초 주주협의회는 이에대한 구체적 지원방안을 19일까지 확정할 계획이었으나, 각 은행별 내부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결정시기는 다소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반도체 주주협의회 주간기관인 외환은행은 19일 “하이닉스에 대한 신규대출과 증자를 통한 8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계획은 늦어도 23일까지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주주협의회가 지원하는 8000억원을 내년도 시설투자(R&D투자 포함) 및 장비 업그레이드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업입장에서는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짤 수 밖에 없다”며 “반도체 불황이 내년말까지 이어진다하더라도 2조원 정도 조달되면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충분히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또 운휴에 들어간 공장 매각과 연수원, 야구장(舊 현대유니콘스) 등 영업외자산 매각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하이닉스의 또다른 관계자는 19일 “이미 운휴에 들어간 공장 매각을 통해 약 1조원 가량을 조달하고, 올 연말부터 D램 생산량을 20∼30% 줄일 것”이라며 “시장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이같은 감산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지난 8월부터 200㎜ 웨이퍼 생산공장인 이천 M7, 청주 M9, 미국 유진공장 등 3개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또 내년 초에는 중국의 C1(200㎜ 생산) 공장 가동도 중단할 예정이다.  중국 CI공장의 장비들은 이미 1년전에 매각된 상태이다.

하이닉스는 내부적인 자구책도 마련, 이미 시행에 들어갔다. 이달초에 이미 노사합의를 통해 임원진의 30%를 감축하고, 최고경영자와 임원급 임금삭감, 근속기간 10년 이상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내년초 전직원 집단휴가 및 2주간 무급휴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내부적인 구조조정으로 하이닉스는 내년에 약 1000억원의 운영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1조2000억원 상당에 달했으나, 12월 현재는 8000억원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박정욱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내년도 EBITA(영업활동에따른현금흐름)는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약 8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내년도 외화부채의 만기도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유동성 확보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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