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업체들은 LCD TV,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등의 특화제품으로 불황 속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선전한 한 해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북미 유럽 지역과 중국, 인도, 중동, 남미 등 개발국가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가전업계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은 줄어들겠지만 예년 수준의 영업이익률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다.
백색가전 선두업체인 LG전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글로벌 기준 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에어컨 부문에서 중동을 기점으로 동남아와 미주지역 및 신흥시장으로 판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불황을 겪었던 냉장고는 미국에서는 고전했지만 신흥시장 진출을 통해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세탁기는 드럼세탁기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
LG전자는 “향후 실적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며 “DD, DM사업부문을 통합하고 사업자간 B2B부문을 분리하는 등 사업부문을 대폭 개편해 향후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평판 TV를 중심으로 국내 백색가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부문의 글로벌 기준 영업이익률은 3% 정도.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인지도가 앞서는 LG전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에서는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시장을 양분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끝나면 LCD 및 PDP 텔레비전 부문에 대한 투자의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에어컨, 냉장고 등 생활가전시장도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도 선전한 국내 가전업체들에게 내년은 경기침체 심화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올해보다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세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출하량은 올해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과 유럽시장의 침체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인해 매출 기준으로는 2%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업체간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가전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한편 올해 2억600만대를 기록했던 전세계 TV 시장은 수요 둔화로 인해 2억20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디지털 TV는 LCD 패널 가격의 하락과 업체들의 PDP TV의 대형화 전략으로 40인치 이상에서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경진ㆍ김형욱 기자 shiwal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