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반도체업계는 200㎜ D램 생산라인이 대규모로 퇴출되면서 300㎜가 주력으로 자리잡았고, 공정기술상의 기술력도 62나노미터급에서 50나노미터급으로 향상됐다.
또한 과도한 공급과잉에 따른 가력 하락으로 일부 업체들은 20∼30%의 감산에 들어가는 한편, 대만 파워칩, 독일 키몬다 등은 존폐위기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D램,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2년넘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반도체산업은 업체들간의 치열한 출혈경쟁속에서 치킨게임의 종착역에 도달했다.
D램시장의 경우 그동안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업계 2, 3위의 하이닉스반도체와 일본 멜피다가 감산에 들어가면서 시장점유율의격차가 더 벌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낸드 플래시시장의 경우도 삼성전자를 추격하던 2위 도시바의 기세가 꺾였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의 낸드플래시 3, 4공장의 가동을 이번 연말연시에 전면 중단하고, 이후에도 공장가동율을 70%로 낮추기로 했다.
이처럼 반도체업계의 자구조정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은 가격 하락 탓이다.
올해초 1.9달러였던 1기가바이트(Gb) D램 가격은 현재 1.09달러로 하락했고, 3.34달러에 달했던 8Gb 낸드플래시 가격은 0.60달러로 1년새 3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삼성전자 또한 올 4분기에는 흑자규모가 소규모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것도 D램과 낸드플래시는 적자가 예상되며, 시스템LSI의 선전으로 적자를 모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하이닉스는 올해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200㎜생산공장의 퇴출을 가속화했다. 지난 9월부터 청주 M9, 이천 M7, 미국 유진공장 E1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중국 우시의 HC1 라인도 내년초 중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내년부터 200㎜생산라인을 청주 M8라인만 보유하게 됐고, 300㎜라인은 이천 M10, 중국 우시의 C2, 청주 M11 등 3개의 생산라인을 갖게 됐다.
삼성전자도 150㎜(6인치) 생산라인인 기흥반도체 공장의 3, 4라인 가동을 금명간 중단하고, 10라인도 내년중에 300㎜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기술경쟁력도 더 확고히 했다. 두 회사는 메모리반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공정기술에서 D램은 50나노미터급을, 낸드플래시는 40나노급을 나란히 도입하며 기술개발을 늦추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56기가비트(Gb) SSD와 50나노급 2Gb DDR3 D램 양산에 들어갔고, 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2Gb 고용량 모바일 D램과, 16Gb 서버용 모듈개발, 8단적층 낸드플래시 개발 등의 성과를 올렸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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