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9월 이후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509조 9000억 원으로 한달 새 2조 9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3조9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지난 1월 4900억원 감소한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특히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줄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2조4000억원 늘어 전월 증가폭 2조1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올해 6월 52조3000억원에 달하던 가계대출 증가액이 하반기 들어서는 7월 3조9000억 원, 8월 4조3000억 원 등 4조 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도 1조5000억원 늘어 전월 1조8000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서 신규 대출 수요도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택대출은 1566억원 늘어나 전월 9268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가계대출이 1조1056억원 늘어 전월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됐다. 반면 울산과 충남 지역 등 중도금 용도의 주택대출이 늘면서 비수도권은 3308억원 증가해 전월 1454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통상 가을철에는 이사 수요 등으로 대출 증가세가 커지는데 최근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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