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급 고위 공무원 7명이 일괄 사표를 낸 교육과학기술부외에도 고강도 인사쇄신이 필요한 부처들을 추리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이 우선 꼽고 있는 부처들로는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보건복지가족부, 농림수산식품부, 통일부, 금융위원회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그동안 해 온 인사 내용이 달라 전 부처가 획일적으로 고위공무원들을 물갈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부 부처 장관들이 1급과 국장급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쇄신을 선별적이고 자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고위 공무원 교체율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보다 낮았다"면서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의 중심축인 각 부처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인력"이라며 "인사는 장관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부처에 대한 개편 의지가 강하다"면서 "금융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금융위원회와, 현장감을 살린 실물경제 대책 마련에 미흡한 지식경제부 소속 고위 공무원들의 인사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복지가족부와 국토해양부의 경우도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앞장서 구현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또 "통일부의 일부 고위 공무원들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여전히 팔짱을 끼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서 "농림수산식품부 일부 공무원들은 지난 5~6월 쇠고기 파동과 최근 농협 비리 등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들 6개 부처 외에 다른 부처들도 인사 쇄신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 당초 예정보다 큰 폭의 인사를 할 수 있다"면서 "각 부처의 자율적인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고위 공무원 인사쇄신은 코드인사 차원이라기보다는 각 부처가 고위 공무원들의 업무 실적에 대한 평가와 감사 결과 등을 종합해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대체로 각 부처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끝나는 연말 연초에 사표를 받거나 교육 또는 파견을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각 부처는 일부 부처 고위 공무원들이 인사쇄신에 반발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