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 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최저 제로 수준까지로 낮추고 '양적 완화' 정책을 공식화하는 초강수를 둔 상황에서 이제 관심은 유럽과 일본 및 중국이 미국의 이 같은 '극약 처방'에 호응할 것이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매코맥 국제담당 미 재무차관은 16일(이하 현지시각) 경기침체 타개를 위한 '추가 공조가 필요하다'고 압박해 주목됐다. 그는 그간의 국제 공조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P는 유로권 15개국의 12월 구매관리지수(PMI) 잠정치가 42.0으로 전달의 42.5에서 더 떨어졌다면서 12월 지수가 유로 출범 10년 후 가장 낮은 수준임을 상기시켰다. 또 등가 제조업 PMI의 경우 지난달 35.6으로 이미 최저치를 기록한데 이어 12월에는 34.5로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수가 50 이하면 침체를 의미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렌 메이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는 AP에 "유로권이 내년에 마이너스 1% 성장할 것이란 우리의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AP는 전망했다. 유로권 조달 금리는 현재 2.50%다.
일본은행도 이미 0.3%로 낮아진 정책 금리를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로이터는 일본은행이 18-19일 소집되는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의는 일본 기업 신뢰가 지난 30여년 사이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소집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10월 금리를 0.2%포인트 내린 바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16일 의회에 출석해 경제가 더 나빠졌다면서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할 수 있다고 말해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지금의 상황이 대공황 때와 똑같다고 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 이후 가장 심각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은행이 미국처럼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해 자금난을 해소해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중국도 지난달말 1%포인트 이상 낮춰 현재 5.58%인 정책 금리를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16일 홍콩에서 "금리 인하는 원가 부담 뿐 아니라 소비자물가 하강 속도도 함께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만약 물가가 더 빠르게 떨어지면 금리 추가인하 압력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11월 소비자물가 통계가 금리 추가인하 여지를 만들었다면서 따라서 빠르면 연내 금리가 0.27-0.54%포인트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은행의 지급준비율도 0.5-1.0%포인트 낮춰질 것으로 이들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