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12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월 기준으로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10일(오후 3시30분 잠정집계)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천30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는 9천219억원을 기록한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들은 10월 4조6천35억원, 11월 1조6천54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매도 강도를 점차 줄이다 이달 들어 매수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장 초반에는 순매도세를 보이다 순매수로 전환해 오후 3시30분 현재 3천47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를 이어갔다. 이날 순매수는 9월29일 4천725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낸 이후 일별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들은 이날 운수장비(973억원), 전기전자(652억원), 철강금속(568억원), 전기가스(275억원), 유통(272억원), 증권(206억원) 등을 집중 매입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이날 2천38계약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13일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 확대 가능성에 이날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2원 떨어진 1,393.8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이 더 떨어지면 시세차익과 환차익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신뉴딜정책'을 비롯한 주요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잇따른 금리 인하 등 정책 대응들이 일부 효과를 내면서 외국인들의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달러의 약세 반전과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외국인의 매수 유인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공매도한 종목에 대한 숏트 커버링이라는 소극적 매매뿐 아니라 단기 반등을 겨냥한 적극적인 전략도 포함돼 있다며 낙폭과대 종목보다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전기전자, 철강, 증권 업종 등이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도 국내외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시장의 위험이 줄었다며 이 같은 금융시장 안정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에도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한·중·일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고, 원화 값이 실질 실효환율로 비교하면 저평가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