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및 휴켐스 헐값 인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의 칼날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에 대한 의혹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이른바 3대 의혹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정치권 인사를 상대로 한 로비 의혹 등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사법처리한다는 입장이다.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은 박 회장이 2005년 세종증권 주식을 사들여 20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올렸을 당시 정대근 당시 농협회장으로부터 세종증권 인수 관련 내부정보를 얻었는지가 핵심이다.
또 휴켐스 헐값 인수 의혹은 태광실업이 농협의 알짜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입찰가격보다 322억원 싼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이 주요 수사 대상이다.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정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전달했고 실ㆍ차명으로 휴켐스 주식을 사들여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휴켐스 인수 과정에서 신한은행ㆍ경남은행ㆍ대구은행ㆍ신한캐피탈ㆍ대한소방공제회 등의 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특히 업계에는 해당 기업 고위 임원이 출금됐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국내 최대 비료회사인 남해화학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정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로비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당시 현대차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으며 남해화학 매각은 당시 농협 임직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검찰은 이밖에 박 회장이 홍콩 현지법인을 세워 받은 배당이익과 주식 차명거래 시세 차익에 대한 소득세 포탈 금액을 200억원 이상이라고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주변 의혹 = 박 회장 관련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각종 제보가 검찰에 쏟아지는 등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경남 김해 아파트 부지 위장 거래 의혹에 대해 최근 수사에 나섰다.
태광실업의 자회사인 정산개발이 2006년 박 회장 소유로 의심받는 시행사 2곳에 경남 김해시 아파트 부지를 팔아 100억원을 남겼고 시행사도 아파트 개발로 300억여원의 이익을 봤다는 내용이다.
만약 아파트 시행사가 박 회장 소유이고 `위장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박 회장에게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의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박 회장이 대주주인 리얼아이디테크놀러지사의 주식 1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박 회장이 내부정보를 줬는지 여부다.
이 회사는 지문 등 생체인식을 통한 보안시스템을 개발하는 업체로 검찰은 한때 지문인식 기술 도입을 검토한 농협의 정 전 회장과 박 회장 사이에 `공모'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밖에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계좌추적 과정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흘러다닌 흔적이 포착된다면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