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그동안 정부의 주된 관심사는 정책 수립과 집행이었으나, 수동적 정책 소비자인 국민들의 정책 참여가 활발해지고 이해관계도 복잡해짐에 따라 공공부문에서도 '소통'의 중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정책소통'은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상호 의견수렴과 설득 과정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다. 과거의 정책집행은 정부가 Top-Down 방식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방식이었다.그러나 정책결정 참여자간의 네트워킹, 조정과 합의 등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정책의 법적 강제보다는 정책참여자들의 자율적 참여와 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따라서 정책을 추진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국민의 불만과 정책 지연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정책의 실효성은 크게 손상되게 된다.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자체의 기획(質)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소통을 통한 이해관계자의 조정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정책소통은 정책을 수립하는 '정책 전담기관 내 소통'과 정책 수혜자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존 정책 중에서 '쓰레기 종량제', '주택 200만호 건설', '인천국제공항 건설'과 'CDMA 개발' 등은 소통 관점에서 성공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이들 정책은 집행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했으나, 내외부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방폐장 건립(경주 이전)'과 '천성산터널 공사'는 정책 취지는 좋았지만 소통이 미흡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방폐장 건립'은 경주 유치에 성공하기 전까지 지역주민과 소통이 미흡해 10년 이상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고, '천성산터널 공사'도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정에 실패해 대법원의 판결로 문제가 해결되었으나, 그 과정에서 큰 비용이 발생했다.이러한 사례 등을 통해 아무리 내용이 좋은 정책이라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 정책집행의 지연과 사회적 갈등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거나 집행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성공적인 정책의 집행을 위해서는 소통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소통'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의 추진력과 수용도를 높이기 때문이다.대국민 소통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책 전담기관 내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첫걸음은 정책 담당자에 대한 내부설득에서 출발해야 한다.왜냐하면 정책 담당자는 단순한 수행자를 넘어 능동적인 정보제공자로서 對국민 소통의 접점이기 때문이다. 정책 담당자가 국민과 가까이서 소통하는 것은 국민의 니즈 파악과 만족도 제고에 영향을 미치고 정부정책에 대한 불만을 줄이는 효과를 유발하는 반면,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실무담당자의 서툰 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정책 담당자의 소통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양한 소통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부처간 소통 강화를 위해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 업무를 활성화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 콘텐츠 기획, 전달방식과 집행단계 등의 소통 실패 사례도 공유함으로써 정책소통에 대한 기초체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