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가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4일 검찰에 구속됐다.
검정 코트를 입고 보라색 넥타이를 맨 노씨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경직된 표정으로 대검찰청 민원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을 향해 쉴 새 없이 터지는 플래시 앞에 선 노씨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잠시 허공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노씨는 '한 말씀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노씨는 "아직 인정 못 하고 있다"며 "어쨌든 인정을 한 부분도 있고... 전부 인정을 하기는 그렇다"며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이어 "국민께 죄송하다"며 심경을 밝힌 뒤 인정한 부분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지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정화삼씨 형제와 세종증권 인수 로비를 공모했느냐는 질문에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노씨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더는 대답을 하지 않고 검찰 수사관들의 손에 이끌려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힘없이 올라탄 뒤 구치소로 향했다.
참여정부 시절 `봉하대군'이라고 불리며 각종 구설에 올랐던 `전직 대통령의 형'이 구속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대검찰청 민원실 앞에는 구속영장이 집행되기 한 시간 전부터 70여명의 기자들이 모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