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유례없는 위기상황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해 대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직수입차 시장에 진출한 SK네트웍스의 수입차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주로 수입하는 벤츠, BMW,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기업의 심각한 경영난에 이어 지속되는 고환율에 따른 환율 부담, 경기침체로 인한 수입차 수요감소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올 11월까지 수입차 판매대수는 약 1500대 가량으로 당초 목표했던 2000대에서 75%에 그치는 수준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기존 공식수입업체와는 달리 유통과정에서 딜러와 옵션 등의 거품을 빼 정식 수입차량보다 풀옵션 기준, 10%~ 15% 낮은 가격을 내세워 국내 직수입차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미국 BMW 8000명 해고에 이은 추가감원 계획 발표, 벤츠의 정부 보증지원 요청,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도산위기 등의 소식이 연일 계속됨에 따라 이들 자동차 브랜드를 싼 값에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수요도 급속히 줄고 있다. 또한 치솟는 환율 역시 회사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측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직수입차 사업 부문이 전체 사업 매출 2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내외 수준으로 극소수를 차지하고 있어 회사차원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고환율 상황 역시 지난30년간 종합상사로서 축적해 온 노하우로 환리스크 관리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직수입차 사업은 수익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역량 축적을 목표로 하는 전략사업”이라며 “미국 자동차 위기의 경우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로서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파트너와의 협상력과 효율적인 재고관리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선진형시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가격인하와 부품 및 A/S 서비스 분야 개선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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