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방식 이해 부족이 유동성 위기감 증폭"
산업은행이 금융위기의 또 다른 뇌관으로 평가받고 있는 신용파산스왑(CDS)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산은 경제연구소가 2일 발표한 'CDS시장 현황과 위기화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CDS 거래의 네팅(차액)결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 유동성 위기 우려를 낳았지만 CDS매도자(보증기관)가 기초자산을 매일 시장가격으로 평가함에 따라 손실이 이미 반영되고 있어 갑작스런 시장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팅 결제란 동일 채권을 두고 두 시장 참가자들이 서로 보증-피보증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 차액만 지급하는 거래를 말한다.
리만브러더스의 경우 파산신청에 따른 관련 CDS거래의 청산이 지난달에 이뤄졌으나 시장에서 결제자금 조달 곤란이나 시스템상의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리만브러더스가 발행했던 채권 잔액은 1500억 달러로 CDS거래 규모는 40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청산 과정에서 발생한 지급 금액은 60억 달러 수준이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CDS청산도 발행채권 청산가격이 시장에서 아주 높게 형성돼 결제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동안 CDS시장은 잔액 규모가 62조1000억 달러(2007년 말 기준)나 되고 거래 상대나 거래형태가 파악되지 않아 금융위기의 또 다른 뇌관으로 평가받았다.
거래 형태가 다양하고 최초 거래 이후 다른 투자자에게 반복적으로 되팔려 거래 규모가 끝없이 커지는 구조도 문제시 돼 왔다.
하지만 CDS거래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산은은 분석했다.
네팅 기준에 따른 잔액이 3조1000억 달러에 이르고 CDS거래가 장외에서 이뤄지는 만큼 아직 노출되지 않은 거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와 헤지펀드 등 CDS매도자들이 원리금을 보상할 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불안요소가 아직 잠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던 AIG가 파산한다면 발생할 파급효과가 커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CDS거래가 궁극적으로 보증거래이므로 손실을 떠안는 대상이 달라질 뿐 손실 규모가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손실의 파급과 이에 따른 신용경색 심화가 추가적인 금융위기의 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은은 빠른 시일 내에 CDS중앙청산소가 설립된다면 거래상대방 위험이 줄어 CDS거래에 따른 리스크는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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