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갈수록 낮아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 처음으로 2% 전망이 나왔다.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이 국내 13개 경제연구기관장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개최한 '국내외 실물경제.무역동향 점검 및 전망회의'에서 SK경영연구소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이는 지금까지 발표된 국내 경제연구기관의 전망치 중에서 가장 낮은 것이며 국제통화기금(IMF)이 24일 발표한 수치와 같다.
SK경영연구소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해 9개 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이날 회의의 발제자로 나선 산업연구원 오상봉 원장은 내년 성장률을 3.5%로 예상하면서 "수출은 국내외 경기 둔화에 따라 4.7% 증가에 그쳐 올해보다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이 전망한 내년 수출액은 4천568억 달러로 SK경제연구소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규모이며 정부가 내년 목표로 제시한 5천억 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오상봉 원장은 대응 방안으로 "수출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과 시장 차별화를 통해 수출을 촉진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신성장동력 창출과 산업 및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동 발제를 맡은 국제무역연구원 이경태 원장은 "수출 둔화세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수요 둔화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수출 증가율은 8.6%로 한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태 원장은 "내년 수입은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자본재와 소비재의 수입감소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에 따라 올해보다 6.2% 증가할 것"이라며 "따라서 내년 무역수지는 1년 만에 두자릿수 흑자(32억 달러)로 반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원우 부원장은 내년 국제유가가 올해보다 30% 정도 하락한 연평균 배럴당 67달러로 예측하면서 내년을 석유 비축물량을 확대하고 국제 자원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원우 부원장은 또 내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은 2007년 수준인 t당 402∼511달러로 내려가고 석탄가격도 t당 80달러 안팎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원장은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67달러일 경우 GDP가 0.86%포인트 추가 성장하고 소비자물가는 0.36%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내년 에너지도입액은 올해보다 315억∼619억 달러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구기관들은 어려운 경제상황의 돌파구를 수출확대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지경부가 민관협조체제를 구축해 수출입 애로를 즉시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