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와 27일 조찬회동을 갖기로 함에 따라 어떤 얘기가 오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26일 회기 내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경제법안 등의 조속처리라는 비상이 떨어진 상황에서 청와대 입장은 정국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종부세나 한미FTA 등 경제현안에서 그간 불거진 당정 엇박자와 여당 내부 불협화음이 어떻게 가닥을 잡게 될 지도 관심사다.
◆與, 예산안 조속처리 탄력받나
물론 당정협의는 매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것이지만 현안처리를 두고 야당과 대치가 계속되는 민감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하다.
조찬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야권에 대한 설득을 언급하겠지만 동시에 ‘예산안, 경제법안 등 회기 내 조속처리’라는 한나라당의 방침에 반대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당면 현안인 예산안의 경우 홍준표 원내대표는 다음 달 8일까지 조속처리를 위한 ‘전 의원 해외출장 금지’라는 초강수까지 뒀다. 172석 거대여당의 힘을 살리자는 취지도 있는 만큼 여차하면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홍 원내대표는 25일 “그동안 국정조사·강만수 실언 조사 등에서 야당에 양보할 만큼 했지만 이제 시간이 없다”고 으름장까지 놓은 바 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의 언급까지 있을 경우 한나라당은 그만큼 현안처리에 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당정 엇박자 해소될까
조찬회동 참석 예정인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종부세나 다른 민감한 현안이 언급될 가능성에 대해 “이미 당론이 정해진 것”이라며 “예정대로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결과와 금융위기 극복 방안으로 끝맺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에도 종부세를 둘러싸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홍준표 원내대표가 설전을 벌인 만큼 엇박자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있지 않겠냐”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종부세의 경우 대야 협상 부분과 관련해선 정부는 이미 한나라당에 위임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6억 원으로 확정된 과세기준을 두고 9억 원 혹은 12억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새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과 각종 경제법안에 강공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입장에 처한 한나라당인 만큼 이 문제 또한 이명박 대통령에 SOS신호를 보낼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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