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이모(33)씨가 개입한 사실을 밝혀내 지난주 소환조사했다고 26일 밝혔다.
정씨 형제는 2005년 4월 홍 사장으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같은 해 6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소개해 줬으며 실제 계약이 체결되자 2006년 2월 30억여원이 든 홍 사장 명의 통장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돈이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지고 부동산 구입에 사용되는 등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쳤는데 이씨가 나서서 돈 관리를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 소재 모 대학 학생회장 출신인 이씨는 2006년 상반기부터 장인과 처삼촌의 돈을 관리해 오던 중 2007년 9월부터 6개월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의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씨가 청와대에 근무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본다"며 "이씨는 장인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30억원의 출처나 성격을 알고 있었는지를 판단해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정씨 형제가 홍 사장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30억원'에 이르는 점에 주목해 이 돈이 노건평씨의 몫을 포함한 것인지, 정씨 형제가 노씨의 돈을 차명으로 관리한 것은 아닌지 등을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 기획관은 "계좌추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가 노씨에게 흘러갔거나 정씨 형제가 노씨에게 고가의 선물을 했다거나 하는 부분은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상당 부분은 정씨 형제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노씨에게 `청탁의 대가'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노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국세청이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고발하면서 넘긴 세무조사 자료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르면 다음 주께 박 회장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회장이 2005년 5월 중순 이후 10여 차례에 걸쳐 세종증권 주식 100억원어치를 사들여 12월 초순부터 10여 차례로 나눠 팔아 178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