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며 24일 우리 측에 1차적으로 통보한 남북관계 차단 조치는 사실상 개성공단을 제외한 모든 남북간 교류협력을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날 개성관광과 남북간 철도운행 중단, 경협사무소 폐쇄, 개성공단 남측 상주인원 축소, 각종 교류협력과 경제 거래 등을 위한 민간단체 및 사업자의 방북 차단 등 고강도의 남북관계 차단조치를 동시에 내놓았다.
◇개성관광.열차운행 중단 = 1951년 6월 서울-개성간 열차가 중단된 이후 56년여만인 지난해 12월 11일 개통돼 남북철도 시대를 다시 열었던 경의선 열차가 약 1년만에 다시 멈춰서게 됐다.
개성공단 화물을 실어나르는 경의선 열차는 지금까지도 수송 수요 부족으로 빈 컨테이너차를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조치로 인한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지만 그 상징적 의미는 적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데 이어 개성관광도 함께 문을 닫게 됐다. 작년 12월 개성관광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남측 인사 10만여명이 방북했다.
또 북측이 참관, 관광, 경제협력 등을 목적으로 육로로 통행하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엄격히 차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민간 단체들의 각종 방북 사업과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 사업들이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다만 북측은 일부 물자들과 수송 인원들의 육로통과는 선별해서 허용키로 해 대북지원 단체 등의 각종 물자 제공과 경협 사업자들의 물자 반출.입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문을 열어뒀다.
◇개성공단은 일단 유지 =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상주인원을 축소시키는 정도의 조치를 예고함으로써 일단 유지되도록 했다. `생산업체 상주인원 가운데 경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은 육로통행 차단 조치 대상에서 일단 제외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공단의 지원기관이나 협력업체 인력을 대거 감축 또는 철수시키는 등의 압박 조치를 1차적으로 취하기로 했다.
우선 개성공단 사업을 총괄지원하는 준 당국 성격의 공단관리위원회 직원을 50%(위원장이나 부위원장 중 1명 포함) 축소토록 했다.
관리위는 버스 운행, 정.배수장 물공급, 전기.용수.폐기물 처리장 등 공단 내 각종 시설의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만큼 현재 40여명 선인 직원의 절반이 철수하게 되면 이들 업무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경협 업체간의 중개.알선 업무를 맡고 있는 경협사무소를 폐쇄키로 함에 따라 기업들의 불편과 추가 비용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또 '건설.봉사 업체를 포함, 모든 업체의 상주직원을 절반으로 축소한다'고 통보했다. 여기에는 개성공단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현대아산과 현대건설 협력업체를 포함한 22개 건설업체와 상업구역에 입주해 있는 음식점, 편의점, 노래방 등 16개 봉사업체가 해당된다.
또 한국토지공사, KT 등 지원기관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이 '100만평 경계주변을 포함해서 경협과 교류협력사업자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엄격히 제한, 차단한다'고 한 것은 개성공단 1단계 이외 지역과 개성시내에 진출해 있는 주유소와 골재사업, 일부 임가공 업체에 대해서도 제한을 적용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