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흑자도산 우려 전방위 확산

2008-11-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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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대출’을 국내 은행권에 종용하고 있으나 소기의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면서 중기대출여건이 전보다 더 악화돼 중소기업의 흑자도산 우려가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전대미문의 국제금융 위기가 급속하게 실물경제로 전이돼 전 세계 경제가 침체기로 들어가고 있으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중추인 수출.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관련 기사 5면>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중기대출에 대해 은행들의 소극적인 태도나 대출금리 인하속도가 정책금리에 비해 너무 느리다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은행권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상당수가 담보요구나 심사기준, 대출한도 등 은행의 대출여건이 전보다 더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14일부터 중소기업 437개사와 은행창구 185곳에서 기업인과 은행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과거보다 늘었다’는 응답이 56.8%로 ‘줄었다’는 응답 25.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중소기업의 자금 소요액은 대부분이 3억~4억 원 수준이었으며, 자금의 용도는 대부분 원부자재 구입비 등 운전자금이었다.

중소기업들은 특히 담보요구가 과거보다 많아졌으며(45.3%), 대출한도가 줄고(56.6%), 심사기준이 까다로워지는(56.6%) 등 대출여건이 종전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건전성 지표인 BIS 비율을 높이는데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10%가 넘어야 우량 은행으로 평가받는데, 9월 말 기준으로 18개 시중은행 중 11개가 6월 말에 비해 하락했고 특히 3개 은행은 9%대로 추락했다. 외환위기 당시 은행들의 퇴출 기준도 바로 ‘BIS 비율 8%’였기 때문에 은행권이 더욱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보면 BIS비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출을 자제할 수밖에 없어, 중기의 흑자도산이 우려된다”며 “특히 금융당국이 인위적 은행권에 대한 인위적 구조조정 가능성도 시사 한 상태여서 은행권은 ‘새 판짜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중기대출을 자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재경위원장을 지낸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미국에서도 7000억 원이라는 긴급조치를 각 금융기관에 지원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은행에 대출여유를 만들어줄 수 있도록 BIS 비율을 올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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