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R과 D의 공포가 몰려온다

2008-11-2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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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성장률 -0.2~1.1%로 하향 CPI 사상 최대 하락...부동산 최악 지속

'세계 경제 기관차'라던 미국 경제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미국 중앙은행마저 내년까지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에 빠질 것을 확실시하면서 미국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침체를 의미하는 'R(Recession)'과 디플레이션을 나타내는 'D(Deflation)'이 공포가 동시에 휘몰아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FOMC 의사록 공개...침체 1년 이상 간다=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10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미국 경제의 침체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FOMC 위원들은 의사록을 통해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준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경기침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에 빠졌으며 기간 역시 앞으로 1년을 넘어갈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미국 경제가 내년까지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의사록은 경기하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해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실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은 앞으로 실질적인 인플레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일부 위원들은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 밑으로 빠질 수 있음을 밝혀 디플레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연준은 또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속도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실시했지만 금융시장 역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물론 내년 전망치 역시 큰 폭 끌어 내렸다.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1.6%에서 0.0~0.3%로 하향하고 내년 전망치는 2.0~2.8%에서 -0.2~1.1%로 큰 폭 하향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업률 역시 내년 7%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연준은 올 연말 미국의 실업률이 최대 6.5%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7.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개월전에 6% 안쪽에서 실업률이 안정될 것이라던 전망에서 대폭 상향된 것이다. 


◆디플레 공포 확산...12월 추가 금리인하 확실시=인플레는 내년 1.3~2.0%를 기록하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는 1.5~2.0%를 기록할 것으로 연준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침체 우려를 감추지 않은데다 인플레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것에 주목하고 다음달 16일 개최되는 FOMC를 통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목표금리 추이

FAF 어드바이저의 케이스 헴브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지만 총알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연준은 금리인하말고도 10년물 채권 수익률을 조정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기금목표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1%로 조정했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노동부는 미국의 디플레 우려를 확산시키는 지표를 공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1% 하락했다.

지난달 CPI 하락폭은 지수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1947년 이후 최대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CPI 하락을 주도했다. 10월 에너지 가격 하락폭은 8.6%에 달했으며 휘발유도 14.2% 빠졌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0.1% 하락해 지난 1982년 이래 첫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 동향은 소비지출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한동안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시장도 최악 지속=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무부가 이날 공개한 10월 주택착공건수는 연율 79만1000채(계절조정)를 기록해 전월대비 4.5% 감소했다. 이는 지난 1959년 지수가 산정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지난 1년간 38% 감소했으며 주택시장이 정점을 쳤던 지난 2006년초에 비해서는 70% 줄어든 셈이 됐다.

주택건설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건축 허가건수 전월대비 12%% 급감한 70만8000채를 기록했고 단독주택 허가건수는 14.5% 감소한 46만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단독주택 허가는 26년래 최저치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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