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제2금융권과 건설회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부터 회생 가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에 나서는 한편 부실 정도가 큰 기업들은 퇴출시킨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권의 899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점검에 나섰던 금융감독원은 부실 PF 채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선 PF 사업장을 정상과 부실 우려, 부실 등으로 분류한 뒤 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채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다만 생존이 가능한 저축은행의 채권만 인수하고 그렇지 않은 곳은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인수합병(M&A)이나 증자 등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캐피탈업체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1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인수 대상에 할부금융채와 카드채 등을 포함시켜 여전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신용등급 BBB+ 이상인 우량 채권만 인수하기로 해 부실 규모가 큰 여전사들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대주단 자율협약 가입 신청이 오는 18일 1차로 마감된다. 가입 대상은 100대 건설사로 대주단에 가입하게 되면 은행권의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어 회생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대주단의 외면을 받은 건설사는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부실 건설사들을 걸러내야 은행권의 지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은행권의 선별 작업을 통해 대주단에 가입하게 되면 각종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단에 가입하면 대출금 만기를 1년간 연장할 수 있으며 주채권 은행의 판단에 따라 신규 대출도 가능하다.

임원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과거 외환위기 때 도산한 일부 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0%를 넘었음에도 정부 지원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며 "이자보상비율이나 부채비율 등 채무상환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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