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G20(서방 20개국)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은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감독을 강화하고 각국 금융감독당국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금융시장 개혁을 위한 청사진 마련에 합의했다.
또 G-20 정상들은 세계 경제의 하강을 막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한 내수경기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원칙에도 합의했다.
각국 정상들은 세계적인 경기 둔화에 대응, 긴밀한 거시경제 정책의 공조에 기반한 광범위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하면서 이를 위해 내수경제 상황에 대응한 통화정책과 내수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공동보조를 맞춘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나 언급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경기부양책도 구체적인 실행방법을 명시한 것이 아니라 각국별 실정에 맞춰 개별 국가들에 일임하는 쪽으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금융시장 개혁과 규제.감독 기능의 강화를 위해 선언문은 "모든 금융시장과 금융상품,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적절한 규제와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시장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 개최에 앞서 유럽국가들이 주창한 초국가적 금융감독기구의 창설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대신 각국별로 상이한 회계규정과 규제관행을 개선해 국제적으로 단일한 회계기준을 채택하는 작업과 각국 금융감독당국간 규정의 조화와 협력을 통해 다국적 대형금융회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복잡한 금융상품의 내용과 기업의 재무상황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고 금융상품에 대한 차별화된 신용평가 기준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금융회사들의 과도한 단기이익 추구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규제와 안정성 증진을 위한 인센티브제를 도입토록 하는 한편 금융회사 보수체계에 대한 개선 권고안을 마련키로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에서 신흥시장국과 개도국의 경제력을 반영해 대표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합의를 봤으며, 12개 주요 선진국의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금융감독기구 수장, IMF, 세계은행 등을 포괄하는 기구인 금융안정포럼(FSF)에 대한 신흥시장국의 참여 확대 원칙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들이 IMF 출연금 비율에 따른 의결권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 기타 다자개발은행의 재원이 적정한지를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재원확대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다국적 대형금융회사들의 파산으로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위기 발생시 각국 규제당국은 대형 다국적 금융회사들의 부실이 단계적으로 축소될 수 있도록하는 파산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원칙과 과제들을 놓고 각국 재무장관들은 액션플랜을 수립해 이행하되, 조속한 시행이 필요한 조치들은 내년 3월말까지 이행토록하고 나머지는 중기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공동선언에는 `개방된 세계경제를 위한 공약'을 담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각국이 보호주의와 내국지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경제성장과 자본이동을 방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피해야 하며 무역.투자 장벽과 수출제한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기조연설에서 천명했던 보호무역주의 배제 원칙도 선언문에 담았다. 또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도 강조됐다.
한편 G-20 회의 참가국들은 내년 3월말까지 액션플랜의 구체적 시행방안 가운데 이행가능한 구체적 조치들을 이행하고 중기과제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4월말 이전에 다시 G20 정상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다.
내년 G20 순번 의장국이기 때문에 차기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영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차기 회의 개최지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