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금융권 자금난 해소 기대
산은 민영화는 계획대로 추진
건설사 대주단협약 적극 지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10조원 규모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해 기업과 금융권 자금난을 덜어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13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기관에서 최근 채권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은행ㆍ보험사ㆍ증권사ㆍ연기금을 중심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은행채와 여전ㆍ할부채, 회사채를 비롯 사실상 모든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 일정 수준 수익률 보장을 위해 BBB+ 등급 이상 채권에만 투자하도록 제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00년 6월에도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10조원 규모 채권투자펀드를 조성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인 바 있다.
당시에는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낮은 회사채를 기초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이 매입 대상에 들어 있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은행ㆍ보험ㆍ증권ㆍ연기금이 참여하고 산업은행이 산금채를 발행해 2조원을 출자한다.
정부는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여신전문회사 가운데 대주주 지원을 받기 힘든 회사를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우량기업이나 수출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묶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CBO)도 인수한다.
전 위원장은 "연기금과 민간에서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강을 통해 펀드가 매입하는 채권의 위험도를 줄이겠다"고 전했다.
산은 민영화는 변함없이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개발펀드(KDF)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에 소극적인 은행 행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당초 계획대로 산은 민영화 준비를 차질없이 하겠다. 다만 지분매각 시기는 금융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부칙에 명기하는 데 당정간 합의했다"고 말했다.
건설사 유동성 지원을 위해서는 대주단협약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전 위원장은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견 건설사에 대해서는 최장 1년간 금융채무 상환을 연기해 주는 대주단 협약이 있다. 일부 건설사가 대주단 협약 가입에 대해 평판 저하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이런 문제는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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