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대재앙)은 끝났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큰 폭의 상승으로 마감되자,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립 올랜도 수석 자산분석가는 그렇게 평가했다.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잠정집계결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05.45 포인트(3.28%) 오른 9,625.28에 마감됐다.
S&P 500 지수는 39.45 포인트(4.08%) 오른 1,005.75를 기록했고, 나스닥은 53.79 포인트(3.12%) 상승한 1,780.12를 기록하며 6일 연속상승세를 이어갔다.
S&P 500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날 다우와 S&P 500 지수의 상승폭은 뉴욕 증시가 대통령 선거일에 장을 열기 시작한 1984년 이래 선거일 상승폭으로는 최대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당시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월터 먼데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는 1.2% 상승했었다.
이날 뉴욕증시 상승은 이번 대선에서 이긴 차기 미국 대통령이 5년래 최대 실업률과 급감하는 수익률로 절룩 거리는 미국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조치에 곧바로 착수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캔토 핏제럴드의 마크 파도 시장분석가는 "불확실성과 부정적 수사들이 제거된다는 것은 시장이 긍정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아트 호건은 "시장이 오바마의 가치를 높게 평가 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민주당이 과연 상원에서 필리버스터 없이 표결을 진행할 수 있는 절대 의석 60석을 확보해 안정적인 재정 촉진책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업어음(CP) 매입 조치로 기업 자금시장 경색도 크게 완화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30일짜리 최우량 CP 발행금리는 0.27%포인트 떨어진 1.74%를 기록, 2004년 9월 이후 4년만에 최저수준을 보였다.
미 재무부가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금융기관을 은행과 보험사 외에 채권보증업체와 전문금융업체로까지 폭넓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면서, 지분 매입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제너럴일렉트릭의 GE캐피털과 상업금융회사 CIT 그룹은 각각 7.5%, 22%씩 급등했다.
에너지주도 급등해 세계최대 석유회사인 엑손 모빌은 1.7%, 셰브론은 4.2%가 올랐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으로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가 17일째 하락하는 등 자금시장의 경색이 완화되고 마스터카드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은 것도 증시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날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3개월짜리 달러 리보는 전날보다 0.15%포인트 떨어진 2.71%를 기록, 17일 연속 하락하며 6월9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스터카드는 이날 3분기에 3억2천200만달러(주당 2.47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2.24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