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법인과 민간인이 군인과 같은 비용으로 군(軍)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명예회원제도'는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사건은 애초에 민사소송으로 시작됐지만 '행정처분에 관한 것이므로 민사재판 대상이 아니다'는 대법원의 파기 이송 결정을 거쳐 서울행정법원이 이같이 판단했다.
이들은 1985년부터 군인 회원과 동일한 요금에 입장하고 월 1회 또는 그 이상 부킹(예약)을 보장받는 등 혜택을 누렸고 1994년 이 제도가 폐지된 뒤에도 기존회원에 대한 경과 규정을 적용받아 계속 골프장을 이용했다.
이후 국방부는 "군 체력단련장은 군인의 복지 증진 및 비상상황 대비 태세와 연계 운영되는 국가 재산인데 민간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은 국유재산법에 위배되며 본래의 설립 취지에 위배된다"며 2007년 1월1일부로 기존 회원에 대한 명예회원제도도 전면 폐지했다.
동아제약 등 17명이 이에 불복해 민사소송을 제기하자 국방부는 "명예회원제도는 국유재산법 위반이고 이들이 20년 이상 혜택을 받았으므로 폐지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1ㆍ2심 법원은 "양측이 사적(私的) 경제주체로서 계약했으므로 파기 사유가 없는 한 회원 자격을 계속 인정해야 한다"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록 형식상으로는 사적 계약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국가기관의 행정처분이므로 행정소송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했고 이후 법원은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의환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명예회원 자격을 부여한 것은 국가 재산의 사용을 허락한 것인데 국유재산법에서는 허가 기간을 3년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며 "개인회원에게 평생 자격을 부여하고 법인 회원은 사실상 계속 회원 자격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를 어겨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어 "이들이 명예회원이 된 1985년부터 3년이 지난 뒤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하며 그 이후 사용허가를 갱신했다는 입증도 없으므로 회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