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 금융위기, 최악의 고비 넘겼나

2008-1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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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국내외 주요 증시가 패닉 국면에서 벗어나는 양상을 보이자 한편에서는 금융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넘어선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볼 때 최근 주가 반등은 과대 낙폭에 따른 기계적 반등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진정한 반등국면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융시장 안정이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미 정부의 구제 금융안, 무제한 규모에 가까운 유동성 공급, 그리고 국제 통화정책 공조를 통한 세계 주요국들의 금리인하 행렬 등과 같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전례 없는 조치들이 진정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필자의 사견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신용경색의 근원으로 작용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대공황 당시와 비견될 만한 현 금융위기는 지난 2002년 이후 시작된 저금리 기조와 이로 인한 과잉유동성이 초래한 자산가격 버블로부터 시작됐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2003년 이후로 연방기금금리가 1.00%까지 낮아지면서 대형 IB를 중심으로 주택을 담보로 한 자산 유동화증권(Asset Backed Securities)이라는 새로운 구조화 파생상품이 shadow 금융시스템의 레버리지 창출 메커니즘을 통해 급속히 팽창되었던 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지난 2007년 4월 들어 미국 내 2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뉴센츄리 파이낸셜이 파산신청 단계에 이르게 될 때까지도 시장에서는 이러한 파생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자각하고 있지 못했으며 고금리 및 주택가격 하락이 금융 시스템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무지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FRB는 주택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적절한 금리인하 시점을 놓쳤고 이러한 과정에서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프레디맥&페니매)가 국유화되고 리먼브라더스 파산보호 신청 과정을 겪는 등 자산가격 버블의 붕괴로 인한 금융부실이 극에 달하게 된다.

필자가 이렇게까지 자세히 신용경색 파급경로를 설명한 이유는 질병의 근본원인을 알아야 완치의 길이 가능하듯이 현 금융시장 위기를 초래한 근본 원인이 주택경기에 있음을 말하기 위해서다. 또한 부동산경기 침체는 고금리 및 주택가격의 끝없는 하락이 그 중심에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현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모기지금리 및 주택가격은 어떠한가? 우선 부동산 버블이 형성됐던 지난 2003~2005년 당시 5%대 중반에 머물렀던 30년 모기지 고정금리(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대표 금리)는 2008년 10월 말 현재 여전히 6%대에 머물며 대출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 주택가격에 해당하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2006년 고점 대비 이미 20% 가까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관들은 주택가격이 향후 2년여에 걸쳐 약 10% 가량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신용경색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주택경기 침체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아직 금융시장 안정을 논하기에 이른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FRB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1.00%)까지 낮췄음은 물론이고 신용시장의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주택가격 하락 및 주택차압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등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진정한 금융시장 안정의 기틀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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