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을 높이기 위해 잇따라 증자에 나서고 있다. 주가 폭락과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가 투자한 주식 및 채권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2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은 지급여력비율 확대를 위해 연말 이전 증자에 나설 계획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것으로 재무 건전성 상태를 판단하는 지표로 쓰인다.
금융감독 당국은 지급여력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질 경우 적기시정 조치를 내리고 150% 미만이면 자본 확충을 권고한다.
그린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162.3%였으나 이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손보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에 비해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 평가 손실을 봤다"며 "8월에 150억원 증자한 데 이어 연말까지 추가로 증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보험사인 PCA생명보험은 최근 지급여력비율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증자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PCA생명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지급여력비율이 130~140% 수준인 KB생명보험과 ING생명보험도 금융시장 불안 등을 감안해 증자를 준비 중이다.
KB생명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한 회사채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아직 규모나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연내 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NG생명은 최근 이사회에서 증자 방침을 결정하고 조만간 주총에서 확정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본사로부터 후순위채권 방식으로 2000억원 가량을 차입해 연내에 지급여력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도 12월 중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공모를 통해 주식 1250만주를 주당 1만2000원에 발행해 15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증자에 나서는 것은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향후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을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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