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을 중심으로 '연말 개각론'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연말, 연초에 개각을 단행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 민주당 등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개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계속 확산되자 당내 지도부가 나서 불끄기에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도 분위기 반전을 위한 개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입장 엇갈려=미국발(發) 금융위기에 초동대처 미흡 등의 책임을 물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현 경제팀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지금 상황에서 경제팀을 바꾸면 안 그래도 위기에 빠진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고, 다른 참모도 "개각론은 여의도의 얘기일 뿐 청와대에서는 그런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고 개각을 일축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의 개각 논의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경제위기가 진정되고 새해 예산안이 통과되고 나면 상황변화에 따라 그런 부분도 자연스레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특정 인물까지 거론하며 경제수장을 교체하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인물은 관치금융의 연금술사"라며 "현 정권의 기조가 규제철폐인데 그런 사람까지 거론하며 경제수장을 교체하자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고 차명진 대변인은 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향후 경제관료 교체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피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당분간 여당 내에서 '강만수 퇴진론'은 잠잠해 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경제팀 교체를 재차 촉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강 장관 등 경제팀의 전면 쇄신과 금융업무 통합 등 시스템 쇄신을 통해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 경제의 상황을 감안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민주당이 국가 경제를 위해 초당적 협력한 만큼 이제는 정부여당이 응답할 때이다"고 거듭 강 장관 사퇴와 서민경제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헌납' 공약이 늦춰지는 것과 관련해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 때 헌납하지, 왜 요즘 아무 소식 없냐"고 지적한 뒤 "즉각 재산 헌납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안광석 기자 nov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