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환기구로 배출되는 바람을 이용하는 풍력 발전설비를 국내 처음으로 고안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설비는 전동차가 달릴 때 생기는 바람과 환기설비 가동으로 발생하는 바람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지난 4월 특허로 출원된 바 있다.
서울메트로는 풍력발전기 개발과 관련해 특허를 보유한 (주)아하에너지를 협력업체로 선정해 역방향으로 회전하는 방식의 2개조로 구성된 회전날개가 장착된 소형 발전기를 만들었다.
서울메트로는 이 발전기를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에 설치해 2차례에 걸쳐 실험한 결과 환기구 풍속이 풍력발전이 가능한 초당 4m를 훨씬 넘어서는 8.4~10m로 나타나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내달 을지로3가역 환기구 2곳에서 시험가동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풍력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지하철 1~4호선 구간에서 풍력발전이 가능한 환기구는 모두 586곳으로 파악됐다.
환기구 1곳당 풍력발전기 15기를 설치할 수 있으며, 1기당 설치비용은 340만원으로 총 298억8600만원으로 예상된다.
서울메트로는 이들 풍력 발전설비를 모두 가동하면 연간 6400만kw의 전력을 생산해 76억7200만원 어치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이며 약 4년 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비를 회수한 이후에는 전력을 판매해 연간 77억원의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풍력에너지 사업이 성공하면 지하철 운임의 인상 요인을 흡수해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경영개선에도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국제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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