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업계가 대형 인수합병(M&A)이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자산규모 200조엔 대의 일본 최대 은행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일본 2대 소비자 금융회사인 아콤(Acom)의 사실상 소유주가 된 것이다.
미쓰비시UFJ는 “아콤에 TOB(주식공개매입)를 실시한 결과, 목표주수를 상회하는 3862만주의 응모가 있었다”며 “이로써 TOB가 성립됐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에 미쓰비시UFJ가 취득할 아콤 지분은 3814만주 약 1520억엔 어치로 미쓰비시UFJ의 아콤에 대한 출자비율은 현재 15%에서 약 40%로 2배 이상 오른다. 이로써 내년 4월을 기점으로 미쓰비시UFJ는 아콤을 연결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지난 2005년 합병을 통해 일본 1위 은행으로 도약한 미쓰비시UFJ 은행. |
TOB는 적대적 M&A시 쓰이는 주식 매입방법으로 직접 상대 기업의 주주로 부터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상대 기업 이사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지난 2006년 기업사냥꾼 아이칸이 KT&G에 적대적 M&A를 시도했을 때에도 이 같은 방법이 쓰였다.
아콤 창업주는 아콤에 대한 40%의 출자비율을 유지해 경영권을 방어한다는 방침이었기 때문에 미쓰비시UFJ는 아콤 인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TOB를 통해 아콤의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야 경영권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응모주가 많아 40.04%의 지분을 취득, 결국 아콤의 주주가 됐다.
한편 아콤을 인수와 모건 스탠리에 대한 90억 달러(약 8489억 엔) 규모의 출자 등으로 유동성이 떨어진 미쓰비시UFJ는 연내 최대 1조엔 규모의 자본 증강을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쓰비시UFJ측은 자본력 증강과 잇따른 출자에 따른 재무기반 악화를 막기 위해 대규모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주식 급락으로 입은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해 미쓰비시UFJ는 보통주 발행에 의한 공모와 의결권없는 우선주, 사모의 우선출자증권발행을 묶어 증자할 계획이다. 조달액은 보통주에 의한 공모증자가 우선출자증권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보통주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을 지켜본 뒤 해외에서도 자금을 끌어모을 방침이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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