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下] 中 부동산 시장 조정 "3년 간다?"

2008-10-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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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잇따라 고강도 대책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풀 꺾이고 있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여전하다. 최근 수년간 가격 급등 이후 거래 자체가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2회에 걸쳐 중국 부동산의 현황을 짚어보고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중국 부동산 시장의 관망 분위기가 농후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가격 인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부동산 조정기가 향후 3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개발업체들의 현금흐름 압박이 은행들의 불량 대출 리스크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으로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과 시장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팔리지 않는 집은 없고 팔리지 않는 가격이 있을 뿐이다'

지난 7월17일 유우웨이(佑威)부동산연구센터는 7월1~15일 동안 상하이 신축 주택 거래면적이 33만6200평방미터에 그쳐 분기 대비 2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같은 기간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상하이를 비롯한 다른 주요 도시들의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사진: 가장 먼저 가격 인하정책을 이끈 완커.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친 하락세를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가격인하 조치를 취한 부동산 개발업체 완커(萬科)는 지난 8일 9월 매출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9월 한 달 거래 면적은 분기 대비 12.2%가 늘어난 53만2000평방미터이며 매출 역시 5.7% 증가한 43억 위안에 달했다.

1~9월 회사의 누적판매면적은 402만4000평방미터, 누적 매출은 356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3.2%가 줄어들었다.

시장의 관망 분위기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거래량이 계속해서 저조한 가운데 완커의 적극적인 판매 전략이 적극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9월 베이징 부동산 거래 역시 업체들의 잇단 가격 인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전월대비 142.3%가 늘어나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당월 공급 면적이 4~7월 평균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시장에 대한 개발업체들의 믿음이 아직 부족해 보이며 분양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사범대학 금융연구센터의 종웨이(鐘偉) 주임은 1개월 내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4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격인하가 단발성의 프로모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공공연해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조정이 중반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사람들이 완커 모델하우스 내 미니어쳐를 감상하고 있다.


지난 9월22일 중앙은행의 연구조사 보고에 따르면 경제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3개월 내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의 수가 대폭 하락하여 1999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그 구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것은 관망세가 지속될 겨우 더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여 이로 인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잡지 차이징(財經)의 션밍가오(沈明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개발업체들에 있어 현재의 위기는 자금유동성 문제로 인한 것이며 거래량이 줄어들며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다수의 개발업체들은 완커의 가격인하 정책에 코웃음을 치며 가격을 깎느니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한 시장분석보고서에서는 부동산 개발상들이 겪는 현금흐름 위기가 2008년 4분기와 2009년 상반기에 두드러질 것이며 중국 은행업의 부동산 불량 대출 리스크가 2008년 4분기와 2009년 초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 주임은 동아시아 지역의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부동산 업계가 일단 조정기 중반에 진입하면 땅값의 하락 속도가 집값 하락보다 빠르다고 지적하고 현재는 집값만이 하락하고 있을 뿐 토지가격은 아직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업계에서 가격인하를 걷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은 유감이지만, 업체의 가격 인하가 보편적 현상이 될 경우 매출은 더욱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3년은 조정기로 중앙 정부가 시장을 직접 부양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지방정부와 개발업체들의 관계가 오히려 더 나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펀드매니저도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조치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인하폭이 주택구매비용을 줄이는데 끼치는 영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두 번째 금리인하에 따라 미래 계속해서 대출 이자율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며 금리인하추세가 점진적으로 주택구매자들의 구매비용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부동산 산업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진 않는다"며 "지금 부동산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주택이 안 팔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와 같은 침체 상황을 금리인하에만 의존하는 것은 부족하며 1가구 2주택 정책의 개선 등 일련의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가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고 단기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해외 투자기관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조금씩 중국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여 좋은 매물들을 다량 확보했던 모간 스탠리, 시티은행,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은 최근 중개업체를 통해 살 사람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이들 해외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 금액은 350억 위안으로 현재 시장가치는 몇 배나 뛰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해외 은행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좋은 매물들을 물색했지만 3분기 부동산에 추자하려는 해외 투자자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가오리(高力)국제투자부의 황줘웨이(黃卓偉) 이사는 "일찍이 시장에 진입했던 일부 투자업체들은 자체적인 전략 조정과 자금 수요를 이유로 수중의 부동산을 팔거나 양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이사는 이어 "하지만 그와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해외 자금이 중국 부동산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외자가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간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신용시장의 위기로 유동자금이 압박받자 월가의 국제투자기관에게 있어 부동산을 판매하여 자금을 회수하는 일이 시급 과제로 떠올랐으며 이들 해외투자기관이 잇달아 매물을 내놓는 것은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에 분명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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