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러시아 에너지 플랜트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13일 SK그룹과 러시아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관훈동 SK건설 본사에서 러시아 에너지 기업 수루까즈 네프찌의 보로가프 회장과 SK에너지, SK건설 등 SK그룹 고위층들이 면담을 갖고, 가스 플랜트 증설 공사를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규모는 1차 계약분만도 5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전체규모가 수십억 달러로 추산된다.
보로가프 회장은 이에 앞서 12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보르가프 회장은 최태원 SK그룹회장과 회동을 가진 뒤 14일에는 울산시소재 SK에너지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러시아 가스플랜트 공사수주는 노태우 전 대통령시절 한-러 경제협력 창구를 맡았던 러시아 고위층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찌의 콤스몰츠크 정유공장증설 플랜트도 수주했다고 러시아 소식통은 밝혔다. 공사규모도 4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SK그룹은 러시아 에너지 플랜트 시장은 물론 사할린을 포함한 동시베리아 에너지 자원 개발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한편 SK에너지는 지난해 7월 페르타미나와 'ZIPEX'(ZIC + Pertamina + Excellent)라는 윤활유 공동브랜드 도입을 통해 글로벌 윤활유 시장 공략에 나선 지 1년3개월만에 중동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국내 정유사가 윤활유 완제품을 공동브랜드로 중동지역에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에너지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인도네시아 국영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와 공동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윤활유 시장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의 한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SK에너지가 원유를 도입하는 주 수입선으로, 이 지역 정보수집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며 “향후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시작으로 오만과 예맨 등 걸프만 인접 국가로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450만명 인구와 110만대 차량으로 큰 시장은 아니지만 최근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6%의 고도성장율을 보여주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K에너지는 전세계 고급 윤활기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울산공장의 제1, 2 윤활기유 공장에서 하루 2만1000배럴, 또 올해 5월 준공한 인도네시아 두마이 공장에서 하루 7500배럴의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준성 기자 fr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