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의 해외 수출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에서 현지 통화로 살 수 있는 원화의 규모가 늘어나고, 해외 금융기관이 국내 은행에서 사가는 원화 규모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지난달 원화수출 규모는 157억 원으로 전월보다 75억 원(91.5%) 급증했다. 월별 기준으로 외환은행이 원화 수출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우리은행의 원화수출 실적은 지난달 24억6천만 원으로 전월보다 7억1천만 원(40.6%) 늘어났다. 지난 7월 18억 원에서 8월 17억5천만 원으로 줄었지만 지난달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화 수출이 급증한 것은 원화 환율이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말 1,089.00원이던 환율은 1일 1,110원대로 올라섰고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달 말 1,207.00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8월 말 100엔당 998.40원에서 지난달 말 9년여 만에 최고치인 100엔당 1,157.02원으로 상승했다.
재일교포가 일본 현지에서 50만 엔을 원화로 환전하면 8월 말에는 원화로 499만 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달 말에는 579만 원 가량을 받을 수 있게 되고 원화 수출액은 약 80만 원 늘어나게 된다. 국내은행은 해외 지점을 통해 외국 은행 등 원화 수요가 있는 금융기관으로 원화를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원화수출 증가의 주요인이지만 추석을 전후로 모국을 찾는 교포와 일본 관광객 등이 늘어난 점도 원화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외국에서 원화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 달러의 국내 유입이 증가하고 원화의 국제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