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용폭풍에 공동 대응 합의

신용위기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이 12일(현지시간) 공동 대응책 마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13일 오후 유럽 각국은 신용위기 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유로존 15개국 정상들은 파리 엘리제궁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은행간 대출을 보증하고 금융기관 도산 위험을 억제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같이 밝히고 각국 정상들이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존 국가가 아닌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가 참석한 것에 대해 정상회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브라운 총리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사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각국의 개별 접근 방식으로는 금융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더 이상 대책마련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존 회원국들이 이날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13일 각국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회의 이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은행 대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민간 은행간 신규 중기 대출 보증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또 유로존 15개국 정부는 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정부의 은행 지분 인수에 대해 정부가 은행권에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기능'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는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모럴헤저드에 대한 비판이 일 것에 대한 선제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13일 구제적인 금융위기 세부 대책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위기 사태 해결을 위한 유럽 각국의 움직임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노르웨이는 이날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 조치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41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을 밝혔다.

크리스틴 발포르센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은행들이 최고 등급의 증권과 채권을 차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은행간 자금거래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유럽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진 7개국(G7)이 마련한 대책을 넘어서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유럽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G7 재무장관들이 훌륭한 결정을 내렸지만 유로존과 유럽을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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