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수석, "적정 환율 수준 1100원선"

2008-10-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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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우리나라의 적정 환율 수준을 1100원선으로 제시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고강도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12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원·달러 환율의 경우 1050~1100원을 적정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최근 환율이 비이성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며 시장 개입을 자제해왔던 이명박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개입하기로 금융정책 기조를 바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수석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적절한 개입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주말부터 금융감독원에 외환거래 동향에 대한 일일리포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며 "환율 안정을 위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크 등 대기업에도 보유 중인 달러를 시장에 풀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은 현대차와 포스코가 각각 1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매도하는 등 대기업과 공기업이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선 데 힘입어 전일 대비 70.50원 폭락한 1309원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외환 매매 과정에 투기세력이 개입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박 수석은 "각 시중은행에 환투기 사례가 있는지 여부를 정밀 조사에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급등락을 하고 있지만 국내 외환보유액과 외채구조를 감안할 때 최악의 상황에서도 잘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환율이 폭등세를 보이다가 지난 9~10일 이틀 간 크게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3일부터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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