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폭등으로 해외 무기 조달비용 등 외화로 지급해야 할 금액이 크게 늘어 정부의 내년 예산도 2조원 가량 손해가 날 전망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예산은 273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화로 지급해야 할 금액은 약 42억달러에 이른다.
정부는 당초 예산을 짤 때 지난 5~7월 3개월치 환율 평균치인 달러당 1000원을 적용해 외화 지급 금액을 책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에서 외화로 지불해야 하는 42억달러는 원화로 4조2000억원 가량이 책정됐다.
하지만 최근 일주일새 원/달러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폭등해 지난 10일 현재 달러당 1309원을 기록하고 있어 42억달러의 원화 가치는 5조4978억원으로 뛰었다. 예산을 약 1조3000억원 가량 더 배정해야 하게 된 셈이다.
최근 연이틀 환율이 급락하기 전인 지난 9일 장중에는 환율이 달러당 1495원까지 올랐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42억달러는 6조2790억원으로 늘어 추가 배정해야 할 금액이 2조790억원으로 늘어날 뻔했다.
외화지불 예산은 주로 국방부 예산 가운데 해외에서 무기를 도입할 때 드는 비용과 외교통상부의 해외 공관 유지비 등으로 해당 부처에서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 예산은 매년 달러 베이스로 지급하고 책정도 달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재정부는 외환시장이 급등락하는 상황을 지켜본 뒤 국회에서 예산안을 최종 결정할 때 불가피한 부분에는 예산을 추가로 조정할 계획이다.
재정부는 다만 각 부처에서 쓰는 해외출장비, 여비 등도 환율 급등에 영향을 받게 되지만 비중이 적어 예산 배정 자체를 조정해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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