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액이 2개월째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고물가 탓에 판매액이 늘었을 뿐 실제 소비는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매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은 20조23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5%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요인을 제거한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1.5%에 그쳐 내수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한식 통계청 서비스동향과장은 "경상금액으로는 두 자릿 수 증가율을 이어갔지만 물가 영향을 제외한 불변금액 기준으로는 1.5% 증가에 그쳤다"며 "이처럼 소매판매액이 늘어난 것은 차량용 연료가격의 상승 등 전반적인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승용차와 가전제품, 컴퓨터, 통신기기 등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가 둔화돼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가 감소했다.
주요 소매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 고가품의 판매호조와 세일, 추석연휴 등의 영향으로 판매액이 지난달보다 12.8%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 판매액 증가율은 6.7%에 그쳤고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증가율 역시 추석 특수에도 불구하고 5.9%에 그쳤다.
생산자물가는 2개월째 하락했으나 여전히 11%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1.3%로 전달(12.3%)에 비해 둔화됐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9.0%, 6월 10.5%에 이어 7월 12.5%로 올라 정점을 찍은 뒤 8월과 9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원유가 하락으로 공산품 가격 증가율이 둔화된데다 채소와 과일, 축산물 등의 생산량 증가로 농림수산품 가격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분야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추석 이후 소비 감소 등으로 과실류가 전월보다 7.0% 하락했다. 수산식품도 어획량 증가로 갈치, 고등어 등이 내려 전월 대비 8.5% 떨어졌다.
공산품은 환율상승으로 전자부품·영상음향 및 통신장비제품은 올랐지만 원유·동·니켈 등 원자재의 가격하락으로 전달(17.1%)보다 0.3% 하락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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