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포털 사이트 팍스넷에는 최근 `개투(個投.개인투자자)들의 애한(哀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익사냥 왔다가 원금 까이고(손해 보고) 갈 순 없잖아. 내가 번 수익일랑 챙겨 가야지…'라며 가수 조용필 씨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를 패러디해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 참담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과거 증시 폭락장에서 증권사 지점으로 직접 몰려가 거세게 항의하거나 난동을 부렸던 모습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인터넷의 발달로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을 선택해 각종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적립식 펀드 3개를 3년째 보유 중인데, 작년 지수가 2,000을 돌파할 때 수익률이 75%에 달하더니 어느새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글이 실렸다.
그러자 다른 회원들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에) 원치 않는 장기투자로 가고 있다", "외환위기 지나서 원금 찾는데 7~8년이 걸렸다는데, 나도 손실이 20%나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수십 건의 덧글을 달며 울분을 공유했다.
다른 카페의 투자자는 "총 2천만 원가량의 펀드 6개가 10~4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어느 것부터 환매하면 좋겠냐"며 눈물 어린 하소연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증권사 객장은 이제 투자자들이 수백 명씩 떼 지어 몰려가 주가 폭락에 항의하며 전광시세판을 파손하는 등 1970∼1980년대 방식의 항의 소동은 없어졌으나 투자자들의 불만에 시달리기는 여전하다.
투자자들이 사무실을 찾아오지 않을 뿐 수시로 전화를 걸어 다양한 불만을 쏟아내면 직원들이 끝까지 듣고 위로하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서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만 욕설한다. 요즘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전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