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의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들인 미분양 아파트가 특정기업이나 지역에 편중돼 있고, 신청 물량의 절반 이상이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에 따라 매입대상에서 아예 빼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주공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및 업계에 따르면 주공은 지난 2월부터 전국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이기 시작해서 지난 9월말까지 19곳 77개 단지 1만616가구에 대해 매입신청을 받고 이 가운데 2026가구를 사들였다.
가장 많이 사들인 지역은 부산으로 2개 단지에서 434가구를 매입했다. 경남지역에서는 270가구, 경북 431가구, 대구 167가구였다.
영남지역에서 매입한 물량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특정 시공업체의 물량에 편중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매입가구 2026가구 가운데 사들인 코오롱건설의 미분양 물량은 388가구로 전체의 19.2%를 차지했다. 두번째 많은 금해종합건설(180가구, 8.9%)보다 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매입가격의 편차가 심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공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가격은 분양가 대비 평균 74% 선. 그러나 가장 싸게 매입한 것은 64%로, 지역에 따라 90%에서 최저 64%까지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입신청 물량중 5945가구(56%)는 매입해도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입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지방건설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인데, 대기업에 편중되거나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매입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성순의워(민주당)은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지방 미분양 아파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특정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요평가를 통해 매입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공 관계자는 "감정가격 이하에서 건설업체와의 협상을 통해 시장 최저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미분양 주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지역별로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택공사는 미분양아파트 매입 신청을 받은 후, 국토해양부의 수요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매입 대상을 결정하고, 이후 선정된 미분양아파트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감정평가를 통해 매입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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