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글폰’ 출시에 이어 노키아, 휴렛패커드(HP) 등 글로벌 휴대폰업계가 잇달아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격돌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올해 말 스마트폰 ‘옴니아’를 국내 출시하고 LG전자와 함께 구글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각각 내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은 응용 프로그램 부족과 음성통화 위주의 문화 등으로 미국, 유럽에서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글로벌 휴대폰 업계 스마트폰 열풍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애플폰’의 대항마로 꼽히는 ‘구글폰’(G1)이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처음 공개됐다. 통상 '구글폰'이라고 불리는 G1은 터치 스크린과 키보드를 함께 갖췄으며 초고속 인터넷 브라우징과 무선랜 와이파이(Wi-Fi)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인터넷 검색과 구글맵, 이메일,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고 아마존에 접속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은 ‘구글폰’을 이번 달 22일 미국에서 출시하고 오는 11월 영국, 내년 초에는 유럽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키아와 휴렛패커드도 최근 외신을 통해 각각 ‘5800 익스프레스뮤직’ 터치폰과 비즈니스용 스마트폰에 이은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 제품을 유럽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밝혔다.
스마트폰이란 일반 휴대전화와 달리 개방형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설치, 제거할 수 있으며 이메일 송수신, 게임 등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손안의 PC'로 불린다. 1990년대 초반부터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대중화에 들어간 것은 2000년 대 중반 이후부터다.
캐나다 RIM사의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애플의 아이폰은 소수 마니아들과 직장인 중심의 시장을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넓히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6월 출시된 3G 아이폰은 8월까지 미국 스마트폰 시장 24%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000만대 판매를 바라보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1억2000대에서 2010년에는 4억5000만대로 증가해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에서 31%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이메일 송․수신 등 비즈니스용으로 쓰이던 스마트폰이 다양하고 쉬운 기능으로 일반인들에게까지 확대됐다”며 “사용하기 쉬운 운영체제(OS)로 가고 있어 인터넷 활용이 서튼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곧 경쟁력,, 국내 ‘아직 준비 중’
갈수록 치열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계의 소프트웨어 개발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기술총괄 아래 있던 ‘디지털 솔루션 센터’를 정보통신 총괄로 옮기고 ‘모바일 솔루션 센터’로 이름을 바꿨다. 날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콘텐츠 제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하드웨어 업체다 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은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며 “모바일 솔루션 센터를 통해 통신사업자들과 연계한 서비스 개발에 나섬으로써 콘텐츠 개발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아직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한 부서가 없는 실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휴대폰 하드웨어 부분에 머물러 있다”며 “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시장 호응이 떨어져 그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노키아, 구글 등 글로벌 휴대폰 업계는 자사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응용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키아는 최근 자사 스마트폰 전용 OS인 ‘심비안’을 로열티 없이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 공개 하기로 결정했다. AT&Tㆍ보다폰 등 세계적인 이동통신사와 ST마이크로ㆍ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통신관련 반도체 업체등으로 구성된 심비안 재단을 통해 OS시장을 선점해간다는 계획이다. 구글도 공개된 자사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통해 누구나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스마트폰 인기끌까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스마트폰 출시가 계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올해 말 스마트폰 ‘옴니아’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옴니아는 윈도 모바일 6.1을 채용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문서 편집이 가능하며 멀티태스킹과 풀브라우징 등을 지원하는 삼성전자가 밀고 있는 대표 스마트폰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내년께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해외만큼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하고 보이스 위주의 휴대폰 문화가 강하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서 큰 호응이 없고 모바일 인터넷이나 인프라가 맞아떨어지지 않아 국내 시장의 인기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HP코리아 스마트폰 담당자는 “휴대폰 사용 패턴으로 봤을때 아직 우리나라는 데이터(정보)보다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메모하는 습관 등 생활 스타일과도 관계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스마트폰은 한국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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