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리포트] 중동 부동산 경제 위기

2008-10-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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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새로운 초고층 빌딩 The Nakheel Tower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이 승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금융위기 해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오일머니의 집산지' 중동 부동산 시장 역시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였던 뉴욕 월가의 화려한 시절에 종지부를 찍고 이어 끄떡없을 것 같았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중동 두바이에도 연쇄적인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금융위기의 무풍지대로 여겨져 온 두바이도 금융기관들이 돈줄을 죄면서 건설붐을 업은 ‘오일머니 호황’에 균열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초고층빌딩 건설 공사가 한창인 두바이는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국제 유가 하락과 증시 추락으로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조이면서 건설 프로젝트가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두바이의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일부의 경우 자금 조달계획이 진척되지 않으면 포기될 수 있다. 서구의 금융위기 영향으로 부동산 구매 수요가 감소하면서 부동산 가격과 건물 임대료가 안정선에서 곧 떨어질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인 길버트 바지는 “미국에서 일어났던 것과 같은 일이 두바이에서도 벌어질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도 안 된 초고층 빌딩으로 넘쳐나는 두바이의 미래는 자칫 잘못하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지역 국가들은 최근 몇 년간 석유와 가스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 이 때문에 경기가 너무 급격히 꺼질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에미리츠중앙은행이 최근 신용경색 사태를 풀기 위해 136억달러의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에미리츠중앙은행에 따르면 두바이의 신용대출은 최근까지 연간 49%씩 늘어나 예금 증가율을 배로 넘어서고 있다. 은행은 앞서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지역은 해외 금융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등 서구와는 다르지만 두바이 등 중동지역도 이제 진정한 경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두바이 등의 중동 지역은 경기 과열 양상을 빚어온 만큼 경착륙시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된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리오스 마라테프티스는 “미국에서는 은행을 어떻게 살릴지가 문제지만 여기는 경기 과열로 조정기가 필요하다”면서 “계획에 따른 완만한 경기둔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는 “두바이 경제가 침체 수준까지는 빠지지 않은 채 둔화한다면 오히려 대출과 투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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