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급등으로 내년도 베트남의 최저 임금이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진출기업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 중으로 고시예정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앞두고 최근 관련 기관 및 기업들과의 회의에서 이 같은 초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안에 따르면 대도시, 부도심, 농촌 등 3개 지역으로 차등 적용하던 최저임금이 내년에는 4개 지역으로 세분화 되고 임금 인상 폭도 올 초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최저 임금 인상폭인 13% 수준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앞서 올 초 베트남정부는 2012년까지 베트남 기업과 외국기업과의 최저임금 수준 을 동일화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물가 상승률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사진 : 물가상승 등으로 내년도 베트남의 최저 임금이 크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진출업체의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호치민 인근 공장의 베트남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
올해 물가상승률이 연초부터 급등한 점을 감안했을 때 내년도 최저 임금 인상폭이 정부가 제시한 최저 인상폭보다 상회할 공산이 높다는 것.
실제로 최근 열린 관련 회의에서 한국기업의 진출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외투기업의 경우 15%~18% 수준의 인상안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물가 상승률을 기준으로 하는 인상 방안도 논의돼 최악의 경우 30% 수준까지 배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물가 상승률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최저 임금 차등 적용 지역이 4단계로 세분화 되는 것도 국내 진출기업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베트남 정부는 지금까지 지역의 물가 및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전국을 3개 지역으로 구분해 각기 다른 최저 임금제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최하위 단계 지역을 2개 지역으로 세분해 총 4단계의 차등 적용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 내년 서비스 시장 개방을 앞두고 외국계 유통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사진은 호치민 시에 건설 중인 롯데마트.) |
새로 변경되는 지역의 경우 다낭, 나짱, 껀터 등 일부지역이 3단계에서 2단계로 편입되며 한국 기업의 진출이 많은 붕따우와 빈증, 동나이 성 외곽지와 쩡방 지역 등은 최하위 단계에서 한 단계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세분화 방침은 임금 상승으로 인한 자금난을 피해 외곽지로 공장을 옮긴 상당수 한국계 기업들에게 또다시 경영 압박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존 최하위 단계 적용을 받았던 지역의 기업들은 새롭게 바뀐 단계로 격상되며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큰 폭의 임금 인상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주호치민대한민국총영사관 장근섭 노무 담당 영사는 “새로 개정된 최저 임금의 인상 폭에 따라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도 달라지기 때문에 이달 발표될 정부 결정 내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전체적인 임금 상승 추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우므로 새로운 경영전략 모색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저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 등으로 베트남의 기업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지만 유통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WTO가입에 따라 2009년부터 베트남의 서비스 시장의 전면개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베트남 서비스 시장 전면 개방을 겨냥해 외국계 유통 체인점들이 대거 진출하고 있다고 뚜이쩨(Tuoi Tre)가 최근 보도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유통 체인점은 매트로 캐쉬 앤 캐리(Metro Cash & Carry), 빅C(Big C), 롯데, GS리테일, 프레쉬 마트(Fresh Mart) 등이다.
최근 고밥군에 개장한 빅C의 경우 호치민 시가 신규 외국 유통체인점의 허가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 문을 열어 주목을 끌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 외국 기업이 체인점을 운영하려면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이 매장의 경우 운영권을 베트남 기업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체인점을 냈다.
이는 2009년부터 WTO규정에 따라 베트남 유통시장이 100% 개방되는 점을 예상한 Big C가 베트남에서 자리를 굳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트남 기업에게 운영권을 양도하는 것은 위법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막을 길이 없다는 것.
이와 함께 다른 외국계 유통 체인의 사업 확장도 활발해 지고 있다.
메트로가 베트남에서 12개의 체인점을 추가로 개장할 것이라는 발표에 이어 팍슨도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국 브랜드의 진출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국의 롯데 및 GS리테일에서도 호치민 시와 빈증성에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남사이공에서 대형 마트를 공사하고 있으며 GS는 빈증성에서 2년 이내에 10개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태국계 프레쉬 마트도 호치민 시내 주요 도로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호치민 시 유통 담당관은 “외국계 유통업체가 대거 진출하고 있고 적절한 시기가 되면 대대적으로 사업을 실시할 것”이라며 “조만간 3~4개의 대형 마트가 영업을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초 사이공 꿉마트(Saigon Coop Mart)는 연말까지 10개의 체인점을 운영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추가 개장 4개소에 그치고 있으며 비나텍스 마트(Vinatex Mart)도 2010년까지 수백개의 마트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시장 개방 등으로 외국 업체들의 진출이 꾸준히 늘며 각종 전시 및 박람회가 크게 늘고 있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어 기업 관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사진 : 호치민 유일의 국제전시장인 HIECC 모습) |
호치민 시의 전시장과 박람회장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베트남 투데이가 경제시보를 인용해 최근 전했다.
호치민 시 전시 전문 업체에 따르면 현재 전시장 및 박람회장 시설은 전체 수요의 40%선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
현재 호치민 시에서 전시장의 기준을 갖춘 곳은 떤 빈(Tan Binh)군에 위치한 호치민국제전시컨벤션센터(HIECC)가 유일하다. 떤 빈 체육관, 푸 토(Phu Tho)체육관 등에서도 관련 행사가 열리긴 하지만 이들은 장소만 제공할 뿐 전시장의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HIECC 전시장 규모도 최대 450개 부스 설치에 그쳐 국제수준의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오는 10월 말 개장 예정인 푸미흥 전시장도 최대 1천개의 부스 설치에 그쳐 수요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Vinaxad사 응웬 티 빅 홍 부사장은 “전시장 부족으로 여러 건의 사업을 취소했다”며 “기업 홍보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시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호찌민 교민신문=황재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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