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트남 경제가 천정을 모르고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긴축 조치와 함께 베트남 증권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 폭락과 함께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주요 증권회사들의 사업성이 악화되고 이는 다시 증권업계의 일자리를 크게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증권업협회의 응우옌 타인 키 회장은 최근 하노이에서 열린 '하노이 프라이데이' 행사에 참가해 "98개의 증권업체의 80%가 비용 절감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는 증권회사의 사업을 위축시키는 배경"이라고 말했다고 탄니엔뉴스가 5일 보도했다.
베트남증시의 VN인덱스는 올들어 50%가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 중 낙폭 2위다.
베트남중앙은행(SBV)는 올들어 기준금리를 3회 인상해 베트남의 금리를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베트남의 인플레는 올해 16년래 최대폭으로 상승했으며 SBV는 물가 억제를 위해 신용 성장을 30% 내외로 제한했다.
이같은 당국의 긴축 조치는 베트남 증권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베트남 최대 증권사인 사이공증권(SSI)의 의 응웬두이흥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상반기 손실은 270억동(약 1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사진: 베트남의 최대 증권사인 사이공 증권(SSI) |
베트남 3대 증권사인 바오비엣 증권의 응웬 쿠앙 빈 CEO 역시 같은 기간 3210억동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키 회장은 "증권협회에 등록된 1000개의 회사들 중에 하노이와 호찌민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회사는 300개에 불과하다"면서 "증권 시장의 위치가 견고해지고 있지만 당국의 행보는 시장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장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이들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약화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당국의 제재를 받지 않는) 자유 시장이 너무 큰 것이 증권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부족한 이유이다"라면서 "정부는 증권거래소를 신속하고 강하게 발전시키고 규제가 이르지 못하는 자유 시장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노이와 호찌민거래소의 시가총액은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5.7%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베트남증시의 시가총액은 GDP의 34.8%$에 달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