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증권사 K애널리스트는 "장이 워낙 안 좋아 보고서를 써도 약발이 안 먹히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락장이 계속되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종목이나 산업보고서를 줄이면서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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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내용을 가득 담았는데 보고서와 달리 주가가 하락하는 일이 허다하고, '장밋빛' 일색인 보고서와 주가 흐름의 괴리가 너무 커 투자의견, 목표주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대내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장에서는 종목 분석에 거시경제 변수 등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점도 분석 보고서가 줄어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5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됐던 7월 마지막주 1천307건, 8월 첫째주 727건에 달했던 종목, 산업보고서는 이후 매주 500~600건 수준으로 감소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전해진 9월 셋째주에는 375건에 불과, 통상 보고서가 현저히 줄어드는 1월 첫째주 324건 다음으로 적었다.
10월 첫째주에는 646건의 보고서가 나와 보통 수준을 회복했지만 종목보다는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변동없이 한번 짚고 넘어가는 산업 보고서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통상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주간에는 발간된 보고서가 1천건을 넘어서고, 보통때는 600~700건 정도가 나온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위기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보고서 쓰기가 꺼려지는 마음은 이해되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시장에서 잊혀질 수밖에 없다"며 "오르면 오르는대로, 내리면 내리는대로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게 애널리스트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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