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3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잔액 증가와 함께 대출 만기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대출금리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9조1000억원 증가하면서 3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23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3%, 비은행권은 74조6000억원으로 7.8% 각각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상환 만기도 점차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월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약정만기는 13.1년으로 일시상환대출은 3.3년, 분할상환대출은 19.6년을 기록 중이다.
특히 약정만기가 10년을 넘는 대출 비중은 지난 2005년 34.4%에서 2006년 51.0%, 2007년 58.0%에 이어 올 들어 59.0%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6월 말 현재 평균 잔존만기는 일시상환 대출의 경우 1.9년, 분할상환대출은 16.2년으로 집계됐다.
잔존만기 1년 이하인 대출 비중은 2005년 35.2%에서 지난 6월 말 현재 20.1%로 급감한 반면 잔존만기가 10년을 넘는 대출 비중은 24.9%에서 44.5%로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32.7%로 미국(85%)이나 영국(80%) 등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고 금융권 평균 담보인정비율(LTV)도 48.8%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평균 LTV(94.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부실화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출 잔액이 늘어나고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들이 부담하는 이자 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고정금리형 주택대출 최고 금리는 이미 10%를 넘어선 상태다.
고정형 주택대출의 기준금리인 AAA급 은행채 3년물 금리는 원화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지난 2주일 동안 0.78%포인트 급등했다.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2일 현재 5.88%로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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