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제위기설 확산에 따른 국가 부도사태 우려까지 제기됐던 베트남에 최근 외국인 투자행보가 가속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베트남에 대한 ‘투자적기’라는 의견도 새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가 24일 공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초 국제신용평가사인 S&P, 피치, 무디스사가 차례로 베트남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는 오히려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상반기 베트남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09억 달러의 외국인투자금액이 쏟아졌다. 이는 작년 상반기 실적의 6배이며, 전년도 연간 실적인 187억 보다 약 1.6배 가량 큰 규모다.
특히, 대만의 포모사(Formosa)그룹과 일본 이데미쯔 코산(Idemitsu Kosan)사는 각각 철강공장 건설 프로젝트(78억7000만 달러)와 정유공장 프로젝트(62억 달러)에 대형투자를 감행하면서 투자국 1, 2위로 올라섰다.
반면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2007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해 2008년 상반기에는 최대투자국에서 투자국 3위(투자누계기준)로 떨어지는 등 세계흐름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해당 보고서는 “베트남 경제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과 믿음이 기반”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팽창해왔던 베트남 경제는 현재 향후 질적 성장을 위한 조정기를 겪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상, 대규모 정부채권 발행, 지급준비율 인상과 같은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해 경제과열 현상이 진정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한 달간 3.91% 상승을 기록했던 소비자 물가(CPI)는 상승세가 둔화되다 9월에는 올해 중 가장 낮은 수치인 0.18% 상승에 그쳤다.
또한 경제위기설 이후 1달러당 1만6200동 수준이었던 환율이 1만9500동까지 급상승, 선물환시장에서는 2만2500동까지 폭등하며 기업 달러결재수요에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1만6450동 수준으로 다시 안정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베트남은 투자 증대와 내수시장의 확대로 2015년까지 6~7%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이 적극적으로 투자진출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베트남 정부의 긴축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금리정책, 달러대출 규제, 수입규제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