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옵션 파생상품인 KIKO(키코) 사태로 피해를 본 상장사 가운데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키코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코스닥업체(제이브이엠)가 23일 등장, 관련사들에게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지 주목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이날 키코 피해 중소기업들의 흑자도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입을 맞췄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
자기자본의 31.5%에 달하는 244억원의 키코 손실을 공개한 제이브이엠은 같은 날 “가입돼 있는 6개 키코 상품을 순차적으로 파기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해당발표 전후로 이 회사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좋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태산엘시디 사태로 주주들이 불안해 해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이런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조만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브이엠이 키코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평가손실이 손실로 확정되는 것은 물론 은행에 일정 금액의 위약금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제이브이엠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키코사태와 관련한 불안감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유동성 지원에 나서거나 환율에 적극 개입하지 않는 이상 키코 피해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키코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흑자도산 하는 일이 없도록 살펴보라고 지시해 그런 방향으로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늘(23일) 열린 거시경제정책협의회(강 장관, 전 위원장 참석)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해결 방안에 대한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